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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업이 공동화현상 될까 우려된다
2019년 01월 27일(일) 11:20 [N군위신문]
 

↑↑ 권춘수 원장
ⓒ N군위신문
풀뿌리 캐 먹고 나무껍질 벗겨 먹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그때는 살기는 어려웠지만, 인정이 넘쳐흘렀고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세월이 사람을 변하게 했던지 사람이 세월을 변하게 했든지 둘 중 하나는 분명하다.

살기 위해 몸부림쳤다. 닷새마다 열리는 장날이면 오만가지 물건들이 다 쏟아져 나왔다. 달걀 10개를 짚으로 만든 꾸러미에 담아서 나왔다. 봄이면 싸리나무를 고깔 모양으로 만든 닭장 속에 어미 닭과 알에서 갓 깨어난 병아리를 함께 넣어 지게에 지고 나왔다. 동네 어느 댁에 잔치가 있는 날이면 으레 엄마들은 양손에 자식들을 손잡고 잔칫집에 갔다. 고기 한 점이라도 얻어 먹이려고 했다.

그래도 주인집은 싫어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어려웠던 시절 서로가 이해하고 의지하고 돕고 살았다. 그러하던 시대가 지나고 생활의 환경도 점차 변해갔다.

큰 과수원을 가진 장로(長老) 한 분이 밭 한쪽 귀퉁이에 돼지 수십여 마리를 키웠다. 돼지 수익이 쌀보리 농사보다 괜찮아 보였다. 젊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돼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양돈 붐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서서히 축산으로 마음을 굳히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보이는 것이라곤 돼지우리뿐이었다.

어느새 돼지 사육 두수가 점차 늘어나 경상북도에서 1위라는 명예를 안았다. 몇 해 동안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군위 하면 돼지”라는 명성까지 얻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숱한 어려움과 난관에 부닥쳐 곤욕을 치를 때가 한두 번 아니었다. 그럼에도 슬기롭게 대처해 나왔다. 돼지우리를 지을 때면 이웃 간의 대화와 소통으로 서로의 이해와 배려 없이는 도저히 지을 수 없었다.

당시에는 토지와 농지가 정확하게 구획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눈대중으로 이웃과 불화 없이 돼지우리를 짓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돼지분뇨 냄새가 풍겨도 참고 견디며 살았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웃 간의 훈훈한 ‘인정’과 ‘인심’이었다. 돼지 새끼를 팔고 나면 이웃집 사람들을 불러 한턱내기도 했다. 사람 사는 냄새가 은은히 풍겼다. 이러한 구구절절 삶의 애환 속에 참고 견디며 살아왔던 것이 오늘의 풍요롭고 살기 좋은 군위를 탄생케 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축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눈을 뜨기 시작했다. 양돈업이 활성화되고 낙농업도 시작했다. 뒤따라 한우 산업도 달음박질하듯 뒤따랐다. 그뿐만 아니다. 비닐하우스로 여러 가지 농작물을 재배하며 농촌근대화로 빠르게 변화했다. 삶의 질이 높아지고 경제적으로도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 수 있었다.

환경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면서 환경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양축가들은 듣는 둥 만 둥 장승처럼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었다.

어느 때었다. 가축을 사육하는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규모도 점점 커졌다. 이해하고 배려해주던 사람들도 우리들의 곁을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홍수가 나면 가축 분뇨를 시냇가로 무단 방류했기 때문이다. 비가 그치면 사료 속에 있는 옥수수가 소화가 덜 된 상태로 물에 떠내려가지 않고 모래 위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집단 민원으로 양축가들은 힘겨운 일을 치렀던 때도 없지 않았다.

군위군은 면적이 614.16㎢이며 인구는 24,105명(2013.9월 기준)으로 경상북도에서 몇 번째로 작은 군이다. 주요 산업생산은 농업, 축산업, 과수업, 기타업이며 그중 한우 산업이 쌀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살펴보면 일상사에서 필요한 크고 작은 생활비를 도맡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산소를 공급하는 생명줄과 같다.

오늘의 군위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주역으로 하루도 쉼 없이 달려왔다. 이렇듯 군위경제의 주축이었던 한우 산업이 지난 2015.3.25.~2018.3.24일 무허가 축사 적법화에 따른 환경문제, 거리 제한 등 강력한 규제로 축산발전에 커다란 저해의 요소가 되었다.

양축가들은 축산미래의 발전을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축산산업을 지켜왔다. 그럼에도 축사 적법화에 따라 한우 2~3백여 두 가진 양축가들이 생존 터전을 잃고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나야 했다. 마음이 켕기고 불안했다. 지난해도 이미 한 농가가 빠져나갔다고 했다. 참으로 애석하고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축산업이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될까 우려되었다.

사전에 공동화(空洞化) 현상이란 한 기업이나 산업이 어떠한 조건에 의하여 산업생산을 할 수 없어 다른 지역으로 떠남에 따라 원래의 지역 거점 산업이 점차 소멸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애써 창설한 지역을 단순한 이유로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 아니다.

아마도 떠나는 데는 한두 가지 연유가 있을 것이다. 한 가지는 사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해결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점이 발생할 때이다, 세설하면 무허가축사 적법화에 따른 가축사육제한 지역, 거리 제한 등 강력한 규제로 축산업을 더 확장할 수 없어 부득이할 때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다른 지역에서 산업 생산 활동하기가 더 편리하고 유리한 조건일 때이다.

똑같은 조건과 규제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산업 활동하기가 좋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도 비록 2007년 가축사육제한지역을 제정했다 하지만,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인구도 적고 세수도 적은 군위는 양축가들이 이주해 오면 대환영해야 될 일이다. 인구도 늘고 세수도 늘고 가축 사육 두수도 늘고 해서 군위가 크게 발전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악취 때문에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언어도단이다.

왜냐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주무부서 담당자와 기관장까지 나와 자기 고장을 찾아온 양축가들을 반가이 맞으며 후한 대접까지 했다 한다. 우리와 비교하면 부럽고 참담한 심정일 뿐이다. 그뿐만 아니다. 현장까지 나와 사용할 장소를 충분히 마련해 주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해진다.

축산환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당국은 떠나간 양축가들을 보고 잘된 일이라 할지 모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싫어하거나 내팽개쳐서는 안 된다. 그 속에는 금은보화가 들어있을지도 모른다. 애써 이룩한 군위경제의 주축 산업인 한우산업이 공동화 현상 될까 우려된다.

대구가축병원 권춘수 원장
adm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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